햇살과 바람이 우리에게 남길 폭탄
- 유재일

- Nov 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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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Nov 5, 2025
이제 아주 간단한 것 하나는 결정을 해야 한다.
바로 전기요금이다. 산업용 전기가 가정용보다 더 비싼 것이 맞는가?

태양광 발전소에서 30원의 kwh당 발전단가가 나오는 곳들은 미국에 있다.
일사량이 풍부하고 토지 매입 가격이 저렴하며 고효율 태양광 모듈을 쓰는 발전소들이다. 캘리포니아, 네바다, 뉴멕시코, 텍사스 등에는 천연가스 발전과도 단가 경쟁이 되는 태양광-ESS 시스템이 존재한다. 그러나 누누이 말하지만 우리나라는 답이 없다.
일사량? 구름 많이 끼고, 비 오고, 장마에는 답이 없다.
구름 한점 없는 날씨? 그런 날씨가 드물다.
하물며 태양광 발전 단가가 답이 나올 저렴한 땅이 대한민국 어디에 있나? 건조한 기후에 넓은 땅, 이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효율이 나올 수가 없다.
무조건 전기가격을 경쟁력 있게 유지해야 한다. 그게 대한민국 산업경쟁력의 중추였다는 걸 망각하면 안 된다. 우리가 태양광이나 해상풍력을 대규모로 할 수 있는 영토 대국도 아니고 입지도 아닌 걸 빠르게 깨달어야 한다.
자꾸 다른 곳에서 태양광 단가가 나오는 걸 우리나라도 될 것처럼 가져오면 치솟는 전기 요금의 현실 앞에서 정말 한가한 전기 명분론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내가 좌에서 우로 오게 된 결정적인 사고의 전환이 만들어 준 것이 전기 그리고 안보 이런 순이었다. 산업용 전기 요금을 싸게 해주는 것은 정경유착이 아니라 바로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고, 공동체의 뿌리를 지키는 것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있었다.
공장이 문 닫은 도시의 풍경, 그리고 노동자들의 절규를 보면 정신이 번쩍 들게 될 것이다. 공장은 도매로 공급되지만 가정은 소매와 마찬가지기에 공급 비용 자체도 다르다.
윤석열 정부는 산업용 전기 요금을 가정용이나 일반용보다도 높게 만들었다. 이게 어떻게 보수 정부에서 할 일 인가? 이런 경험이 내게 ‘여기는 보수가 아니구나 이상한 동네구나’ 라고 생각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왼쪽이 문제여서 오른쪽이라고 왔더니 더 포퓰리즘이 판치는 보수... 이제 초당적 대포퓰리즘의재 시대에 우리 국민들이 정신 바짝 차리고 이를 공론화 시켜야 한다.
전기요금 어떻게 해야 하나? 가정용과 산업용 전기 요금의 역전, 이것은 우리 전부 미친 짓 하는 것이라고, 산업용 전기 요금을 이렇게 해놓고 지방 살리기 하겠다는 소리를 한다는 것 자체가 가증스럽다는 것을 누군가는 얘기해줘야 한다
김성환 환경부장관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 발전용량을 선언했다.
내연 기관 자동차는 2035년 또는 2040년 내연차 생산을 중단을 결정 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단다.
지금 대한민국 발전용량이 155GW 정도인데 재생에너지 100 GW 발전시 대한민국 전기요금 어떻게 되는지는 얘기를 전혀 안 하고 있다. 해상풍력 30%의 영국이 전기요금이 킬로와트(kilowatt)당 500원을 넘어 600원을 향해 가고 있다. 그게 우리의 미래다.
아니다. 사실 영국의 도버(Dover) 해협과 북해는 해상 풍력 최고 입지임에도 그런 일이 발생하는데 풍력 발전량이 영국의 2분의 1 도 안 되는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사태가 발생하겠는가?
파리협정 타령을 하는데 탄소 배출을 줄이라고 했지 태양광과 풍력을 하라고 한 건 아니지 않나?
그린택소노미(Green Taxonomy)에 원자력도 들어간 상황에서 탄소 감축을 태양광, 풍력에 의존할 이유가 무엇인가?
그리고 유럽연합 다수당이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 중지를 2050년으로 늘리는 논의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11월 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 대한민국은 도대체 어떤 목표치를 던지려는 건가?
이데올로기적 정치의 위험성, 바로 가격이고, 원가고, 산업이고 모르겠고 그냥 탄소배출을 줄이겠다는 일념으로 달리는 것, 이것이 맞는 것일까?
정말 문제는 대한민국 여야가 다 이 모양이라는 것이고, 이 환경을 위시한 폭주에 정치적 전선을 세우지도 않고 갈등도 없다는 것이다. 여야를 가로지르는 이 86세대들의 스위트(sweet)한 정치가 이 나라를 말아먹게 생겼다.
도시바(Toshiba)는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 때문에 망했다.
도시바가 원전의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일본 국내와 해외 수주를 야심 차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두 가지 충격을 겪게 되는데 그 첫번째는 일본-미국 컨소시엄(consortium)이 아랍에미리트(UAE)의 첫 번째 원자력 발전소인 바라카 원전(Barakah Nuclear Power Plant) 수주전에서 한국 컨소시엄에서 밀린 것이고 두번째는2011년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이다. 첫번째가 잽(jab)이었다면 두번째는 말 그대로 쓰나미가 덮쳤다.
도시바는 미국과 일본 내수 시장 플러스 해외 시장을 노렸으나 미국, 일본 그리고 해외 원전 수주 시장 자체가 폭파되어 버린 상황에서 도시바의 원전사업부와 웨스팅하우스의 쌍끌이 대규모 적자에 결국 도시바는 파산 직전까지 몰린다. 웨스팅하우스 매각은 당연한 수순이었고 캐시 카우였던 낸드 플래시(NAND Flash)사업부까지 매각하게 된다.
낸드 플래시 사업부는 키옥시아(KIOXIA)가 되었고 그 후, 키옥시아 인수는 미국-한국의 컨소시엄이 되었는데 특히 SK하이닉스(SK Hynix)가 들어가며 일본의 대치욕이라 일컫는 사태가 발생한다. 원조 낸드 플래시 기업인 도시바를 하이닉스가 지분 참여한 컨소시엄에 매각한다. 입장 바꿔 생각해 보면 일본의 분노가 이해가 된다. 2010년대는 스마트폰의 시대 낸드 플래시의 대호황 시대인데 그걸 팔았다. 후쿠시마로 촉발된 원자력의 암흑기에 베팅한 도시바와 일본의 대불운이었다.
2011년부터 2024년까지가 대재생에너지 시대, 탈원전의 시대였다면 2025년은 대원자력 시대의 개막이다.
인공지능의 등장과 함께 대규모 전력 수요가 폭발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 에너지 안보가 부각되고 보호무역주의 부각 이후 룰(rule)에 의한 국제질서의 대규모 와해가 진행되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한 국제 공조, 룰, 고통 분담은 바사삭 무너지고 트럼프의 단순한 명제, “에너지는 싸야 한다,” 그것이 국제 에너지 질서의 키워드가 되었다. 유럽은 그린택소노미에 원자력을 포함시키며 신재생이 아닌 탈탄소가 시대의 대세가 되고, 원자력이 다시 각광 받는 시대가 돌아왔다.

이제 우리는 과거를 복기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우리 원자력을 경계하던 일본은 사라졌다. 시공 능력을 갖추고 컨소시엄을 만들던 일본은 사라졌다.
바라카 수주전을 복기하자. 한국 컨소시엄, 일본-미국 컨소시엄, 프랑스 컨소시엄이었다.
이번 체코 컨소시엄을 복기하자. 한국 vs 프랑스였다.
15년 동안 경쟁자 하나가 제 껴진 것이다. 그 제 껴진 컨소시엄이 일본과 미국의 컨소시엄이다.
그렇지만 국제 상황이 급변한 현재, 이제는 자유 세계 원전 공급원이 될 한국-일본-미국 새로운 컨소시엄의 탄생 과정이라 본다.
원자력은 원래 패권 안보적으로 중요한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으니 우리가 혼자 먹을 수 있는 산업이 아니다. 원자력 발전소 시공 능력을 꾸역꾸역 유지하는 가운데 에너지 안보 전략과 외교가 부재한 상태에서 우리가 우리 몫을 지키고 확대하는 플레이가 약했다고 생각한다.
한국 정치의 안타까운 측면 즉, 대 전략 부재의 한 장면이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다행 아닌가? 서방 세계에서 답이 나오는 원자력 발전소 시공을 하는 유일한 국가가 대한민국이다.
이제는 한국-미국-일본 컨소시엄으로 원자력 황금기를 누릴 준비를 해야 한다. 정부가 국내 원전 건설과 함께 해외시장 개척과 탈 중국 신재생 생태계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만약 우리가 웨스팅하우스를 가지고 있었으면 지금하고 크게 달랐을까? 우리가 모든 지적 재산권을 사 모았다고 해도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을 나는 한다. 만약 그랬다면 미국 정부가 가진 관리 감독 통제 권한을 극대화해서 우리의 팔목을 잡아 챘을 것이다. 원자력과 관련해서 지적재산권보다 더 큰 요소는 지정학적 중요성이다. 난 그렇게 생각한다.
뭐 과거지사 어찌됐건 여기가 시작점이고 한미일 원자력 동맹의 한 축으로 앞으로 지분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생각한다. 원자력은 돈 버는 것을 넘어 우리 생존의 핵심 기술이다. SMR을 넘어 핵융합까지 에너지 도약과 문명 도약의 핵심 팩터(factor)이기도 하다. 미국도 R&D를 넘어 산업역량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역량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단순히 전기 생산 문제가 아니라 핵과 원자력 기술은 안보, 산업, 전기 모든 분야에서 다각적으로 한국 정치의 중요한 핵심인 걸 우리는 망각하고 살았다.


